• 최종편집 2024-03-28(목)
 
폐암은 폐에 생기는 악성 신생물이다. 쉽게 예를 들자면 내 몸 안에 새로 생긴 반란군이라고 하겠다. 반란군이 세력을 얻어 나라를 전복시킬 수 있듯이, 내 몸 안에 있지만 나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생명을 잃게 만들 수도 있는 새로 생긴 조직 덩어리인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평균 수명(81세)까지 생존할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은 36.9%로 나타났으며, 남자(77세)는 5명 중 2명(38.1%), 여자(84세)는 3명 중 1명(33.8%)에서 암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013년 국립암센터 국가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폐암은 남성에서 위암, 대장암에 이어 3번째로 10만 명당 60.5명이 발생하며, 여성에서는 5위로 10만 명당 26.3명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발생률에 비해 사망률은 매우 높아 암 사망률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무서운 것은 아직까지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은 15% 정도로 매우 낮다는 것이다.

◇폐암의 증상과 진단
폐암 발생 원인 중 80-90%를 차지하는 것은 흡연이다. 국내 남성 흡연율은 OECD국가 중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 발생률이 15-64배에 이르며 흡연 양이 많을수록, 흡연을 시작한 연령이 어릴수록, 흡연한 기간이 길수록 폐암 발생률이 높아진다. 이외에 환경적인 요인과 유전적인 요인, 직업적인 요인도 원인이 될 수 있다.

폐암은 초기에는 전혀 증상이 없으며, 어느 정도 진행한 후에도 일반 감기와 비슷한 기침, 객담 등의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가 있어 진단이 쉽지 않다. 진단을 위해서는 흉부 엑스레이, CT, 조직검사 등을 시행하며 전이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골주사, PET-CT, 뇌MRI 등 다양한 검사를 시행하게 된다. 암을 발견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진행했는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마치 반란군이 어느 지역까지 점령하고 있는지 알아야 국군을 어디에, 어느 정도를 보낼지 결정할 수 있는 것과 같다.

◇폐암의 치료-수술 받을 수 있는 것이 福일수도
이와 같이 많은 검사를 통해 병의 진행정도인 임상적 병기가 결정된다. 병기가 국소병변이어서 수술이 가장 좋은 치료라 해도 전신상태가 수술을 견디지 못할 정도면 차선책의 치료를 해야 한다. 치료 시작 전에 암의 진행 정도와 환자의 전신상태를 모두 고려해서 가장 적합한 치료를 하는 것이 폐암 치료의 목표다.

예전에는 한 가지 치료법으로 완치에 이르려고 노력했지만, 최근에는 수술과 방사선치료, 항암치료 등 3가지의 치료를 함께 적절히 사용하여 최고의 치료 성적을 내도록 노력하고 있다.

안타깝게도 모든 폐암환자에게 수술적인 치료를 시행하긴 어렵다. 폐암이 국한되어 있거나 국소적으로 진행된 경우 즉, 비교적 초기의 경우 수술적 치료의 대상이 된다. 수술적으로 잔존 폐암이 없게 완전 절제를 이룰 수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폐암 수술을 시행한다.

폐암 환자의 진단 시 병기를 보면 1기와 2기 환자가 전체 폐암환자의 약 24% 정도이며, 수술이 가능한 3기 초반의 환자들을 포함해도 전체 환자의 약 20-30% 내외에서만 수술적 치료가 가능하다.

폐는 구조상으로 좌, 우 양쪽으로 나누어져 있고, 오른쪽은 3개 구역으로, 왼쪽은 2개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한쪽 폐를 잘라내는 것을 전폐절제술이라 하며, 한 구역을 절제하는 것은 엽절제술, 폐의 일부를 절제하는 것을 폐쐐기절제술이라 한다.

수술방법은 개흉술과 흉강경 수술이 있는데, 개흉술은 약 20cm 정도의 피부를 절개하고 갈비뼈를 벌려 폐를 직접 눈으로 보면서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고, 흉강경 수술은 갈비뼈 사이에 흉강경이라는 내시경과 수술기구를 넣어서 수술을 진행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작은 상처 3-4개 정도로 수술이 가능하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병원에서는 폐암의 약 70%정도를 흉강경 수술로 진행하고 있다.

폐암의 예후는 1기라 하더라도 완치율이 약 60-80%이며, 2기는 약 40-50%의 완치율을 보인다. 즉 수술이 가능한 국한 내지 국소 병변인 환자의 경우 완치율이 높게 나타나며, 발견이 늦어져 병변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는 폐암을 완전 절제할 수 없기 때문에 완치율도 낮다.

하지만 최근에는 특정유전자 이상이 있을 경우 탁월한 효과가 있는 표적치료제가 개발되어 진행성 폐암의 치료성적도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

폐암의 병기가 진행됨에 따라 생존율이 낮아지고 재발도 많다. 그러므로 수술이나 항암, 방사선 치료 등의 치료를 받은 후에도 정기적인 추적관찰 및 검사를 통해 재발 여부 및 환자의 상태를 잘 관찰해야 한다. 폐암은 치료 한 번으로 끝나는 병이 아니라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질환이다.

◇예방이 중요
앞서 말했듯 폐암은 치료가 매우 어려운 질환이기 때문에 폐암에 걸리지 않도록 예방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폐암의 원인 중 90%는 흡연에 의한 것이므로, 금연하는 것으로도 90%의 예방이 가능하다. 조기검진을 위해서는 폐 저선량CT 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미국에서 시행한 임상실험에 의하면 다량의 흡연을 한 고위험군에서 실시한 저선량CT에 의한 폐암 검진은 흉부 엑스레이 검사에 비해 폐암사망을 20%, 전체 사망을 6.7%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일반 흉부 엑스레이 검사는 폐암의 조기 발견에 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에 폐암 고위험군의 대상자는 폐 저선량CT 검사를 받아볼 것을 적극 추천한다.

건양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윤유상 교수는 “폐암은 사망률이 높고 완치율이 낮은 질환이기는 하지만 불치병은 아니다”며 “폐암에 걸렸다고 해서 너무 낙심하지 말고, 또 너무 쉽게 봐서도 안 된다”고 조언한 뒤. “금연, 간접흡연 피하기, 균형 잡힌 식습관과 적절한 운동, 정기검진으로 폐암을 예방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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