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예산군 도심에서 교통량이 가장 많은 터미널사거리(한국유통 앞)에 회전교차로 건설이 검토되자 지역사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일고 있다.

지나친 감속 운행으로 대로변의 교통흐름이 끊길 수 있는데다, 신호등 없는 건널목 운영으로 학생들의 통학 안전이 위협받을 수 있는 만큼 사업추진에 신중을 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6일 예산군에 따르면 벚꽃로와 금오대로가 맞닿는 예산읍 산성리 190-11번지 일원 터미널사거리에 9억여원 규모의 회전교차로를 계획하고 도로교통공단, 경찰서 등 관련기관과 협의 중이다. 현재까지 군에서 설계한 다수의 회전교차로 가운데 최대 규모다.

교차로 중앙에 지름 27미터 규모의 원형 교통섬을 돌아나가는 회전차로 2차선이 설치되면 이 구간에서 운영 중인 차량 신호등과 보행자 신호등은 모두 철거된다.

회전교차로에 진입하려는 차량이 앞서 진입해 회전중인 차량에게 진로를 양보하는 원칙이 제대로 준수되면, 신호대기에 따른 정차시간 감소, 불필요한 연료소모 방지, 배기가스 배출량 감소 등이 기대된다.

그러나 금오대로와 벚꽃로 등 큰 길이 만나는 지점을 신호등 없는 회전교차로로 변경하는 사업계획에 우려를 표하는 시각 또한 적지 않다.

교통량이 많은 시간대의 경우 회전교차로 안으로 한쪽 방면의 진입이 이어지기 시작해 차량이 꼬리를 물면 다른 쪽에서 진입하려는 차량들의 정차시간 및 대기행렬이 길어져 소통이 마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오대로를 운행하던 차량이 회전교차로 진입구간에 다다르면 3차로에서 2차로로 좁아지는 구조여서 병목현상에 따른 교통 혼잡이 초래될 가능성도 있다.

학생 등 보행자들의 안전 문제도 대두된다.

회전교차로 근처에 배치될 건널목(횡단보도)이 신호등 없이 운영되는 체계다보니, 도로를 횡단해 통학해야 하는 학생들의 안전사고 위험도는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보행자가 회전교차로 구간 횡단보도를 건너려면 차량을 피해 폭 3.5미터 2개 차로를 건너 도로중앙 분리교통섬 지대에서 도착한 뒤 차량흐름을 또다시 살피고 같은 거리(7미터)를 지나야 한다. 도롯가 길어깨 구간까지 포함하면 교통신호등 없이 모두 19미터를 걸어야 도로를 횡단할 수 있는 구조다.

인근 학교 한 교사는 “터미널사거리는 학생들의 통학로로 교통체계를 개선하자고 보행자 신호등을 없앤다는 건 위험한 발상”이라며 “통학안전 지킴이 등 전담인력이 배치되더라도 이 사업에 동의하기는 힘들다”고 했다.

한 운전자는 “큰 길이 교차하는 지점에 회전교차로를 도입하는 것은 쉽사리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며 “교통량이 많은 구간에 설치했다 오히려 사고위험이 높아져 철거한 사례도 있고, 보행안전 문제를 보완하려다 대로에 과속방지턱이 설치되는 말도 안 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사업추진에 앞서 보다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터미널사거리 교통체계 개편에 대한 경찰서 측의 의견도 다소 부정적이다.

군이 회전교차로 설치를 놓고 경찰서와 협의 절차를 밟고 있으나, 보행자 통행안전 대책수립을 요구하는 내용의 보완 의견이 회신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지난해 진행된 타당성 용역을 토대로 터미널사거리 회전교차로 설치공사를 추진하고 있다. 상반기 중으로 착공해 올해 안에는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며 “경찰서에서 보행자 안전에 대한 보완을 요구한 만큼 이곳을 통학로로 쓰는 주변 초·중학교를 대상으로 사업에 대한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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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널사거리 회전교차로 ‘득될까 독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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