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선거구 2석 신암서 독식 ‘유효기간 1년’
-내년 지선서 출마노선 달리할지 정치행보 관심사
4·7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홍원표 후보가 당선되면서 예산군 라선거구(덕산·봉산·고덕·신암)에 배정된 기초의원 두 석 모두를 신암 출신이 싹쓸이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여러 읍면이 묶인 선거구에서 한 지역에서 의석 모두를 차지한 건 예산군의회 개원 이래 처음있는 일로, 이번처럼 보궐선거 요인이 생긴 시나리오에서나 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광경이다.
일반적으로 유권자가 적은 군소지역 출신 후보가 선거에서 승리하는 경우는 본인이 기반으로 한 텃밭에서의 투표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여기에 몰표성 득표가 뒤따르는 요건 모두를 충족하거나, 소속 정당의 선호도가 높아 여러 지역에서 고루 표가 나오는 경우다.
그러나 선거일인 7일 오후 늦게까지도 좀처럼 신암지역 투표율이 오르지 않아 당과 선거캠프에 한때 비상이 걸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 지방선거나 지난해 21대 총선의 60%대에는 한참 못미치는 43%의 저조한 투표율을 보였으나, 타 후보보다 월등한 득표수를 기록하며 이를 만회했다.
홍 당선자는 텃밭인 신암지역에서 유효투표수의 74%를 얻어 경쟁상대인 민주당 이흥엽 후보와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라선거구가 전통적으로 보수색이 짙은 농촌지역인데다 지역을 대표하는 군수와 국회의원 모두 같은 정당 소속인 점, 현 정부와 집권당인 민주당의 국정운영에 실망한 유권자들의 이탈표 발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돼 신암 외 다른 지역에서도 선전한 것으로 풀이된다.
라선거구 기초의원 두 석 모두를 신암 출신인 김만겸·홍원표 의원이 독점할 유효기간은 1년 남짓이다.
당적이 서로 달라 두 의원 모두 내년 지방선거에서 라선거구에 출마할 수는 있지만, 유권자가 적은 면단위에서 후보가 양립하면 표가 분산돼 당선자를 내기 불가능한 구조여서 단일후보로 정리될 공산이 크다.
따라서 머지 않은 시점에선 기초·광역의원으로 출마 노선을 달리하든, 외연을 신암 외 지역으로 넓혀 나가든 각자의 계산이 담긴 셈법이 행보로 표출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지역정가 한 원로는 “라선거구 중 선거인수가 가장 많은 덕산면에서 의원을 배출하지 못하고, 한시적이라도 상대적으로 세가 적은 신암면에서 의석 두석을 모두 가져간 건 이례적인 일”이라며 “정당 차원의 시각에서 보더라도 라선거구를 대표하는 의원들이 모두 신암에 포진된 격이어서 개인의 정치판단과 당의 판세분석까지 모두 더해져 내년 지방선거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