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8(목)
 
충남도의회가 시·군 행정사무감사를 앞두고 도내 기초의회의 반발이 여전하다.

더욱이 지난달 15일까지 감사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으나 해당 시·군은 거부의사를 밝힌 데 이어 25일까지 제출 기간을 연장했지만 한 군데도 자료를 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첫 행정사무감사 대상은 도내 15개 시·군 중 천안시와 부여시, 서산시, 보령시 등 4개 기초자치단체에 불과한데도 충남도 전체가 들썩이고 있다.

도의회가 한꺼번에 다 할 수 없어 매년 순차적으로 행정사무감사를 실시한다고 했는데도 시·군의 기초의회가 공조해서 반발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도의회가 기초의회를 상대로 해서 감사를 벌이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시·군의원들은 한목소리로 월권이라고 주장하며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시군의회는 자체적으로 집행부를 향해 충분히 행정사무감사를 하고 있는데 상급기관 성격의 도의회가 끼어들어 다시 ‘감 놔라, 배 놔라’하는 것이 불필요한 권위주의와 간섭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유병국 의장은 “도의회는 시·군 행정 전반에 대해 감사하는 것이 아니라 도 보조금 집행과 관계된 사항만 보겠다”며 “시·군 공무원들이 반대하는 것은 이해가 가는데 우리와 같은 입장에 있는 시·군의회가 반대하는 것은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유 의장은 또 시·군의회가 주장하는 월권에 대해서도 손사래를 치며 “도에서 예산을 지원하는 부분만 제대로 집행했는지 행정사무감사를 하겠다는 것이어서 결코 월권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지난 8일 서산시의회가 발표한 성명서에서 반대하는 이유를 요약하면 이렇다. 도의회가 시·군 행정사무감사를 하는 것은 지방분권의 정신에 역행하고 지방자치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며, 도비로 위임된 사무는 20% 내외로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를 통해 충분히 감시와 통제를 받고 있는 실정에서 감사 중복으로 인한 행정력 낭비와 업무공백은 대민 서비스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도의회는 오는 5일부터 시작되는 제308회 정례회 기간 중 4개 시를 대상으로 4개의 상임위원회가 한 곳씩 맡아 행정사무감사 일정을 잡아놓고 계획대로 진행하겠는 태도다. 일정은 △12일 부여군(농업경제환경위원회) △13일 천안시(문화복지위원회) △14일 보령시(행정자치위원회) △16일 서산시(안전건설해양소방위원회) 순이다.

도의회는 당혹스러워하면서도 행정사무감사를 철회할 계획이 없다. 그러나 그대로 강행할 경우 물리적인 충돌이 예상된다. 기초지자체 공무원들까지 나서서 몸으로 막겠다면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허성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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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의회 시·군대상 행정사무감사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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